2026.02.14 (토)

  • 구름많음동두천 1.8℃
  • 구름많음강릉 9.8℃
  • 구름많음서울 4.7℃
  • 흐림대전 2.5℃
  • 맑음대구 1.9℃
  • 맑음울산 4.4℃
  • 맑음광주 4.3℃
  • 맑음부산 7.9℃
  • 맑음고창 1.0℃
  • 맑음제주 7.1℃
  • 구름많음강화 4.3℃
  • 구름많음보은 -2.0℃
  • 흐림금산 -0.7℃
  • 맑음강진군 0.3℃
  • 맑음경주시 0.3℃
  • 맑음거제 5.2℃
기상청 제공
검색창 열기

치솟는 지역 물가, 잠 못 이루는 민심… 이대로 괜찮은가?

영남연합포커스 김진우기자 

 

장바구니를 드는 손이 무겁다. 시장 골목을 돌며 가격표를 확인하는 시민들의 표정에는 체념과 불안이 교차한다. 

 

“이제는 무섭다”는 말이 과장이 아니다. 밥상 물가, 외식비, 공공요금, 학원비, 병원비까지 생활 전반의 비용이 동시다발적으로 오르면서 지역 민심이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하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국 평균을 보여주지만, 체감 물가는 그보다 더 가파르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특히 지방 중소도시는 유통 구조가 제한적이고 대형 할인점이나 경쟁 상권이 적어 가격 조정 여력이 크지 않다. 농수산물 가격이 오르면 곧장 소매가에 반영되고, 인건비와 물류비 상승은 외식비와 서비스 요금 인상으로 이어진다. 

 

그 여파는 고스란히 지역 가계에 전가된다.

문제는 소득 증가 속도가 물가 상승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이다. 공공부문과 일부 기업을 제외하면 임금 인상 폭은 제한적이다. 

 

자영업자는 매출 감소와 비용 증가 사이에서 이중고를 겪고, 고정 소득에 의존하는 고령층은 생활비 압박이 더 크다. 청년층 역시 월세와 교통비, 식비 상승으로 저축 여력이 줄어들고 있다. 

 

체감경기가 얼어붙는 이유다.

지역 상권도 마냥 웃을 수 없다. 가격을 올리면 손님이 줄고, 가격을 유지하면 마진이 줄어든다. 

 

이른바 ‘가격 전가의 딜레마’다. 일부 업종에서는 묶음 판매나 소용량 제품을 늘리는 방식으로 대응하지만, 이는 장기적 해법이 되기 어렵다. 상인과 소비자가 모두 버티는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물가 상승의 배경에는 국제 원자재 가격, 환율, 에너지 비용, 공급망 불안 등 복합적 요인이 자리한다. 

 

여기에 이상기후로 인한 농산물 수급 불안, 지역 내 물류 구조의 비효율성, 특정 품목의 유통 단계 과다 등 구조적 문제도 겹친다.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들이다.

 

그렇다고 손을 놓을 수는 없다. 지방자치단체는 공공요금 인상 시기와 폭을 신중히 조정하고, 지역화폐·할인쿠폰 등 소비 진작 정책을 정밀하게 설계할 필요가 있다.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의 직거래 확대, 공공급식과 연계한 지역 농산물 소비 촉진, 물가 모니터링 강화도 병행돼야 한다. 중앙정부 역시 유류세·관세 조정, 취약계층 지원 확대 등 거시적 대응을 통해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신뢰다. 가격 인상의 불가피성을 설명하고, 인상 요인을 투명하게 공개하며, 지원 대책을 체계적으로 안내해야 한다. 

 

소비자와 상인이 서로를 의심하는 구조에서는 어떤 정책도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정보의 비대칭을 줄이고 공정한 거래 질서를 확립하는 것이 장기적 안정의 토대다.

 

지역 민심은 단순히 ‘비싸다’는 불만을 넘어 ‘앞으로 더 오를지 모른다’는 불안에 흔들린다. 기대 인플레이션이 굳어지면 소비는 위축되고, 경기는 더 냉각된다. 

 

이는 다시 매출 감소와 고용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생활의 기본인 밥상과 주거, 교육, 의료가 위협받는다면 지역의 지속가능성도 흔들린다. 물가는 숫자가 아니라 삶의 문제다. 지역 사회가 머리를 맞대고 현실적 대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치솟는 물가 앞에서 잠 못 이루는 밤이 길어지지 않도록, 보다 촘촘하고 실효성 있는 대응이 요구된다.


포토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