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연합포커스 김진우기자

영덕군 영덕여자중·고등학교 기숙사동 철거 현장에서 기본적인 안전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철거 작업 특성상 대형 중장비가 투입되고 다수의 인력이 동시에 작업하는 고위험 공정임에도 불구하고, 현장 곳곳에서는 안전 관리의 허점이 반복적으로 포착됐다.
현장에는 대형 굴착기(포크레인)가 건물 상부 구조물을 직접 파쇄하며 철거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러나 중장비 반경 내에서 인부들이 동시에 작업을 이어가고 있었고, 일부 인부는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은 채 잔재 정리 및 폐기물 분류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도 확인됐다. 중장비와 인력 간의 명확한 작업 구역 분리나 접근 통제선은 뚜렷하게 보이지 않았다.
특히 철거 작업 중 발생하는 콘크리트 파편과 철근 잔재가 대량으로 노출된 상황에서, 상부 구조물 위와 하부 지면에서 동시에 작업이 이뤄지고 있음에도 낙하물 방지 조치가 충분한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남는다. 일부 구간에는 비계가 설치돼 있었으나, 철거 공정에 맞춰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있는지 여부는 확인하기 어려웠다.
비산먼지 관리 역시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철거 현장은 학교 부지 인근에 위치해 있으며, 주변으로 학생 통행로와 도로, 인근 주거지역이 맞닿아 있다. 그러나 대형 장비가 구조물을 파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분진을 억제하기 위한 살수 작업은 제한적으로 이뤄지는 모습이 포착됐다. 환경 관련 지침에서는 철거 현장에서의 비산먼지 억제를 위해 상시 살수, 방진막 설치, 폐기물 밀폐 운반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현장 여건이 이를 충분히 반영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무엇보다 현장 관리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공사개요 표지판’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은 문제로 지적된다. 일반적으로 철거 공사 현장에는 공사 명칭, 공사 기간, 시공사, 감리자, 안전관리 책임자 등의 정보가 명시된 공사개요판이 설치돼야 한다. 이는 주민과 이용자, 관계자 누구나 공사의 성격과 책임 주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다.
현장에서 공사를 관리하는 관계자는 상주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으나, 학교 관계자가 공사 관련 기본 사항을 질의하자 “보여줄 수 있는 자료가 없다”는 취지의 답변을 들었다는 전언도 나온다. 공사가 학교 시설 철거라는 점을 감안하면, 발주 과정과 안전 관리 체계에 대한 최소한의 정보 공유조차 원활하지 않다는 인상을 준다.
산업안전보건 관련 기준에 따르면, 철거 작업은 대표적인 고위험 작업으로 분류되며
*중장비와 작업자 간 동선 분리
*개인 보호구 착용
*낙하물·전도 위험 방지
*비계의 구조적 안전성 확보
*분진 및 소음 관리 등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특히 학교와 같은 공공시설 인근 공사의 경우, 안전 기준은 더욱 엄격하게 적용돼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원칙이다.
이번 현장에서 포착된 여러 장면들은 이러한 원칙이 현장에서 얼마나 충실히 이행되고 있는지 되묻게 한다. 안전모 미착용 인부의 존재, 중장비 인접 작업, 비산먼지 관리의 불충분함, 공사개요 부재 등은 각각 단편적인 문제처럼 보일 수 있으나, 종합적으로 보면 현장 안전 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신호로 읽힌다.
학교 시설 철거는 단순한 건축 행위가 아니라, 학생과 교직원, 지역사회 모두의 안전과 직결된 공공 사안이다. 철거가 끝난 뒤 문제가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공사 과정에서부터 위험 요소를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영덕군과 관계 기관은 해당 철거 공정이 관련 법령과 안전 기준에 맞게 진행되고 있는지에 대해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 또한 현장 안전 관리 실태와 공사 정보 공개 여부에 대해서도 보다 투명한 설명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철거의 대상은 건물이어야지, 결코 안전이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현장은 다시 한 번 상기시켜 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