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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자연, 현장을 잇는 행정…청송의 일상을 바꾸다

영남연합포커스 김진우 기자 

 

경북 북부의 산악 지대에 자리한 청송은 오랜 시간 ‘자연이 빼어난 고장’으로 불려 왔다. 그러나 자연만으로 지역의 미래가 담보되지는 않는다. 행정은 결국 사람의 삶을 향해야 하고, 정책은 주민의 일상 속에서 체감되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최근 청송군의 변화는 조용하지만 분명하다. 눈에 띄는 구호보다 현장 중심의 행정, 단기 성과보다 지속 가능한 기반 구축에 초점을 둔 군정 운영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윤군수의 군정 기조는 비교적 명확하다. 첫째는 현장 행정, 둘째는 기본에 충실한 행정, 셋째는 군민 생활과 직결되는 정책의 축적이다. 이 같은 방향성은 청송군의 주요 정책과 사업 전반에서 공통적으로 확인된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부분은 농업과 농촌 정책이다. 청송은 여전히 농업 비중이 높은 지역이다. 군정은 고령화와 인구 감소라는 구조적 한계를 인정하는 데서 출발해, 농가 소득 안정과 영농 환경 개선에 정책 역량을 집중해 왔다. 기존의 단발성 지원이 아닌, 농산물 유통 구조 개선과 품질 경쟁력 강화, 생산 기반 정비가 병행됐다. 이는 단기간의 수치보다 중·장기적 안정성을 중시한 접근으로 평가된다.

 

청송을 대표하는 농산물의 브랜드 관리 역시 군정의 중요한 축이다. 생산 단계에서의 관리 강화, 유통 과정의 투명성 확보, 소비자 신뢰 회복을 위한 행정적 지원이 이어졌고, 이는 지역 농업의 신뢰도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 농업을 단순한 1차 산업이 아닌 지역 경제의 핵심 축으로 인식한 행정의 결과다.

 

생활 인프라 개선도 빼놓을 수 없다. 도로, 상·하수도, 생활 밀착형 시설 확충 등은 대도시에서는 당연한 요소지만, 농산촌 지역에서는 행정의 의지와 지속성이 없으면 추진되기 어렵다. 청송군은 마을 단위 생활 불편 해소에 초점을 맞춰 소규모이지만 실질적인 사업들을 꾸준히 이어왔다. 주민들이 체감하는 변화가 크지 않더라도, 일상의 불편을 하나씩 줄여가는 방식이다.

 

복지 분야에서도 군정은 ‘확대’보다 ‘정비’에 방점을 두었다. 노인·아동·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복지 서비스의 전달 체계를 점검하고, 중복과 사각지대를 줄이는 데 행정력을 투입했다. 숫자로 드러나는 성과보다 현장에서 작동하는 시스템을 중시한 결과다. 이는 재정 여건이 넉넉하지 않은 군 단위 행정에서 현실적인 선택이기도 하다.

 

청송의 자연환경을 활용한 관광 정책 역시 무리한 개발보다는 보존과 활용의 균형을 지향했다. 자연 훼손 논란을 최소화하면서도 기존 자원의 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관광 인프라를 정비하고, 지역 주민이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고민해 왔다. 관광이 외부 방문객만을 위한 산업이 아니라, 지역 공동체와 함께 성장해야 한다는 인식이 반영된 대목이다.

행정 운영 방식에서도 변화는 감지된다. 군정 전반에서 강조되는 것은 ‘과정의 관리’다. 사업의 시작과 끝보다, 추진 과정에서의 점검과 보완을 중시하는 방식이다. 이는 눈에 띄는 홍보에는 불리할 수 있으나, 행정의 안정성과 지속성을 확보하는 데는 효과적이다. 특히 예산 집행과 사업 관리에서 무리한 확장보다는 계획된 범위 내에서의 집행을 우선하는 기조가 유지되고 있다.

 

청송군의 최근 군정은 화려한 성과를 전면에 내세우기보다는, 기본적인 행정 기능을 차분히 다져가는 모습에 가깝다. 지역의 구조적 한계를 과장하거나 낙관적으로 포장하지 않고, 가능한 범위 내에서 현실적인 해법을 모색해 온 점이 특징이다. 이는 단기간에 평가되기 어려운 행정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지역의 체력을 키우는 방식이기도 하다.

 

군정의 성과는 단일 지표로 설명되기 어렵다. 다만 분명한 점은 청송군의 행정이 주민의 일상과 괴리되지 않도록 방향을 잡고 있다는 사실이다. 농업, 복지, 생활 인프라, 관광, 행정 운영 전반에서 ‘지속 가능성’이라는 공통된 기준이 작동하고 있다.

 

청송은 여전히 도전 과제가 많은 지역이다. 그러나 행정이 기본에 충실할 때, 변화는 급하지 않더라도 안정적으로 축적된다. 최근의 군정 운영은 바로 그 점을 보여준다. 사람과 자연, 그리고 일상을 잇는 행정. 청송군이 선택한 이 조용한 방향성이 앞으로 어떤 결실로 이어질지, 지역 안팎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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