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연합포커스 김진우 기자

공공청사의 옥상 한편, 바람이 그대로 드나드는 흡연부스 앞에 서 있는 공무원들의 모습은 계절이 바뀔 때마다 같은 질문을 던지게 한다. 겨울에는 살을 에는 한기에 몸을 움츠리고, 여름에는 숨이 막히는 더위 속에서 잠시 숨을 고른다.
상주시청 옥상 흡연부스의 현재 모습은 ‘최소한의 설치’라는 행정의 관성 속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흡연은 개인의 선택이며, 공공기관은 금연을 장려해야 한다는 원칙 또한 분명하다.
그러나 이미 지정된 공간에서 규정을 지켜 흡연을 하는 공무원들에게조차 혹독한 환경을 감내하게 하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 행정인지에 대해서는 다시 한 번 짚어볼 필요가 있다. 이는 흡연을 옹호하자는 주장이 아니라, 근무 환경 전반에 대한 ‘처우의 문제’라는 점에서 접근해야 할 사안이다.
현재 옥상 흡연부스는 비·바람을 완전히 막지 못하는 구조로, 겨울철에는 강풍과 한파가 그대로 유입되고 여름철에는 차양과 환기시설 부족으로 체감온도가 급격히 상승한다는 것이 이용자들의 공통된 이야기다.

짧은 휴식 시간조차 신체적 부담이 되는 구조라면, 이는 단순한 편의시설의 문제가 아니라 근무 여건 전반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공무원 사회는 민원 대응, 현장 행정, 재난·안전 대응 등으로 갈수록 업무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
점심시간이나 휴식 시간마저 ‘눈치’가 작용하는 현실 속에서, 잠시 숨을 돌릴 수 있는 공간마저 열악하다면 조직의 피로도는 누적될 수밖에 없다. 작은 시설 하나가 조직 문화와 사기(士氣)에 미치는 영향은 결코 작지 않다.
이미 여러 지자체에서는 냉·난방이 가능하고, 외부와 차단된 흡연부스를 설치해 ‘관리와 배려’를 동시에 실현하고 있다. 냄새 차단과 안전 기준을 충족하면서도 이용자의 건강과 안전을 고려한 사례들은 충분히 참고할 만하다.
예산 문제를 이유로 미루기에는, 시설 개선에 소요되는 비용이 가져올 행정적 효과와 내부 만족도가 결코 작지 않다는 점도 분명하다.
상주시에 묻고 싶다. 공무원들에게 늘 헌신과 책임을 요구하면서, 그에 걸맞은 최소한의 근무 환경은 충분히 고민되고 있는가.
옥상 흡연부스를 ‘있으나 마나 한 공간’으로 둘 것인지, 아니면 관리와 질서가 공존하는 합리적인 시설로 개선할 것인지는 행정 책임자의 인식에 달려 있다.
이번 문제는 특정 집단의 요구가 아니라, 공직 사회 전반의 근무 환경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흡연 여부를 떠나, 공무원도 사람이며 계절의 혹서와 혹한 앞에서는 똑같이 취약한 존재다. 작은 배려가 조직의 신뢰로 이어지고, 그 신뢰가 다시 시민을 향한 더 나은 행정으로 돌아온다는 점을 행정은 잊지 말아야 한다.
옥상 흡연부스 개선은 거창한 정책이 아니다. 그러나 그 작은 변화 속에는 공무원의 처우를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대한 행정의 철학이 담긴다. 상주시의 선택이 ‘관리만 있는 행정’이 아닌 ‘사람을 살피는 행정’으로 이어지길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