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행정통합, 경북이 바라보는 당위와 미래 비전

  • 등록 2026.01.27 15: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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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연합포커스 김진우 기자 

 


대구·경북 행정통합 논의가 다시 공론의 장으로 올라왔다. 통합은 늘 논쟁을 동반한다. 정체성, 권한 배분, 재정 문제, 지역 간 불균형에 대한 우려가 뒤따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상북도 측이 이 사안을 ‘검토’가 아닌 ‘전략’의 언어로 바라보는 이유는 분명하다. 급격한 인구 감소와 산업 구조의 전환, 광역 경쟁의 심화라는 거대한 흐름 앞에서, 분절된 행정 체계로는 지역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인식 때문이다.

경북의 시선에서 대구·경북 행정통합은 단순한 구역 조정이 아니다. 수도권 일극 체제에 맞서는 광역 단위 경쟁력 확보, 지역 간 상생을 통한 균형발전의 재설계, 그리고 중앙집권적 구조를 완화하는 지방자치의 실질화라는 세 가지 목표가 맞물린 선택지다. 통합의 당위는 이 세 갈래에서 출발한다.

인구·산업·재정의 삼중 압박
경북은 전국에서 가장 넓은 행정 면적을 가진 지역이지만, 인구 감소 속도 또한 가파르다. 청년 유출과 고령화의 동시 진행은 산업 기반의 약화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재정 여력의 축소를 부른다. 개별 시·군 단위의 노력만으로는 이 악순환을 끊기 어렵다는 점에서, 광역 차원의 통합적 대응이 요구된다.
경북이 통합을 통해 기대하는 첫 번째 효과는 규모의 경제다. 행정·재정·정책 집행의 중복을 줄이고, 광역 단위의 전략 사업에 자원을 집중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산업 생태계의 재편이다. 대구의 도시형 산업·연구 인프라와 경북의 제조·농생명·에너지 자원이 결합할 경우, 단일 지역으로는 만들기 어려운 복합 산업 클러스터가 가능해진다. 세 번째는 국가 정책 대응력의 제고다. 중앙정부의 공모·투자 유치 경쟁에서 광역 단위의 통합 주체는 협상력과 가시성이 높다.

‘흡수’가 아닌 ‘상생’
경북이 강조하는 핵심 전제는 분명하다. 행정통합은 어느 한쪽의 흡수가 아니라 역할 분담에 기초한 상생 모델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대구는 행정·교육·의료·연구의 허브로서 도시 기능을 강화하고, 경북은 제조·농업·관광·에너지·물류의 현장 기반을 확장하는 식의 기능적 분업이 통합의 골격이 된다.

이 관점에서 통합은 경북의 소외를 전제로 하지 않는다. 오히려 시·군의 자율성을 존중하면서 광역 정책의 조정자 역할을 강화하는 방식이 논의된다. 예컨대 광역 교통망, 환경·재난 대응, 산업단지 조성, 인재 양성 같은 영역은 통합의 효과가 즉각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반면 생활 밀착형 행정과 지역 고유의 문화·관광 정책은 기초자치단체의 권한을 유지·강화하는 것이 경북의 기본 입장이다.

국가 균형발전의 전초기지
경북이 그리는 통합의 최종 그림은 ‘국가 균형발전의 전초기지’다.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려면, 지방에도 수도권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광역 거점이 필요하다. 대구·경북 통합은 영남권 전체의 성장 축을 형성하는 촉매가 될 수 있다. 이는 단순히 지역 이익을 넘어 국가 전체의 성장 잠재력을 확장하는 선택지로 읽힌다.
특히 경북은 재난·안전, 에너지 전환, 농생명 산업, 문화관광 분야에서 통합의 시너지를 강조한다. 산불·홍수 등 대형 재난에 대한 광역 대응 체계, 신재생에너지와 원전·수소 산업의 연계, 농업과 바이오 기술의 결합, 그리고 도시와 농촌을 잇는 관광 동선의 재설계는 통합 없이는 한계가 분명한 과제들이다.

주민 동의와 법적 정합성
경북은 통합의 속도보다 정당성을 중시한다. 주민 동의 없는 통합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따라서 공론화, 정보 공개, 단계적 로드맵 제시는 필수 조건으로 거론된다. 법적·제도적 장치 역시 선행돼야 한다. 재정 배분의 기준, 기초자치단체의 권한 보장, 공무원 인사와 조직 운영의 공정성은 반드시 명문화되어야 할 사안들이다.
또 하나의 원칙은 비가역성의 경계다. 통합 이후 되돌릴 수 없는 변화가 발생하는 만큼, 사전 검증과 시범 사업을 통해 위험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경북이 ‘신중하지만 후퇴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는 이유다.

대구·경북 행정통합은 찬반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통합을 할 것인가의 문제다. 경북이 말하는 희망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다. 청년이 머물 수 있는 일자리, 어르신이 안전한 생활 환경, 기업이 투자할 이유가 되는 인프라.이 세 가지가 통합 논의의 실질적 목표다.

경북의 관점에서 통합은 선택이 아닌 대응에 가깝다. 변화하지 않으면 더 큰 쇠퇴가 온다는 냉정한 현실 인식 위에서, 지역의 미래를 스스로 설계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통합이 곧바로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지는 않는다. 그러나 분절된 현재를 넘어설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출발선임은 분명하다.

대구·경북 행정통합은 지역의 역사와 정체성을 지우는 일이 아니다. 오히려 각자의 강점을 엮어 더 큰 공동체로 확장하는 과정이다.

대구광역시와 경상북도가 상생의 원칙 위에서 신뢰를 쌓아간다면, 통합은 논쟁의 대상이 아니라 미래를 여는 도구가 될 수 있다.

경북이 바라보는 행정통합의 당위는 바로 여기에 있다. 지역이 스스로 선택한 변화, 그 변화가 만들어낼 새로운 균형.
그 가능성에 대한 믿음이 통합 논의의 출발점이다. 

김진우 기자 jin2367ww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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