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사 안 술병, 막힌 충전기, 사라진 차고지… 구룡포읍사무소 행정기강에 경고등

  • 등록 2025.12.16 10:3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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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연합포커스 김진우 기자 

 

16일 오전,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사무소 일대에서 확인된 일련의 현장 정황은 공공청사의 기본 질서와 행정 관리 실태에 대해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공직기강, 공공시설 관리, 민원 대응이라는 행정의 기본 요소가 동시에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날 청사 내부에서는 냉장고 안에 먹다 남은 소주병이 그대로 보관돼 있는 장면이 확인됐다. 해당 소주병은 개봉된 상태였으며, 공공청사 내부 공용공간에 비치된 냉장고에 방치돼 있었다. 실제 음주 시점이나 주체에 대해서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지만, 공공청사 내에서 음주 흔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물품이 발견됐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공직 윤리 차원에서 가볍지 않은 사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공무원 복무규정과 공직자 행동강령은 근무시간 내 음주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을 뿐 아니라, 근무 외 시간이라 하더라도 청사 내 품위 유지와 공공성 훼손 행위를 명확히 제한하고 있다. 특히 읍사무소는 주민들이 일상적으로 방문하는 최일선 행정기관인 만큼, 청사 내부에서 발견된 이러한 정황은 행정 신뢰를 훼손할 소지가 충분하다는 평가다.

 

같은 시간, 청사 인근 전기차 충전시설 관리 문제도 민원으로 제기됐다. 현장 확인 결과, 전기차 충전 구역 내에 충전과 무관한 차량이 장시간 주차돼 있거나, 충전 케이블이 정리되지 않은 채 방치돼 실제 충전이 어려운 상황이 반복되고 있었다. 일부 차량은 충전 구역을 사실상 일반 주차 공간처럼 사용하고 있는 모습도 포착됐다.

 

전기차 충전시설은 친환경 정책의 핵심 인프라이자, 특정 용도로 명확히 지정된 공공시설이다. 이를 관리·감독해야 할 행정기관 청사 인근에서 충전 방해가 방치되고 있다는 점은, 단순한 불편을 넘어 행정의 자기관리 부재로 비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원인들은 “충전이 필요해 찾아왔지만, 관리 주체인 읍사무소 앞에서조차 충전이 불가능한 상황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더 큰 문제는 관용차량 차고지 관리 실태다. 현장에서는 관용으로 추정되는 차량이 지정된 차고지 없이 전기차 충전 구역 또는 일반 주차면을 점유하고 있는 정황이 확인됐다. 관용차량은 공적 업무 수행을 위해 운용되는 만큼, 차고지 확보와 주차 질서 유지는 기본 중의 기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고지 관리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이는 공공자산 관리 전반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이날 확인된 문제들은 개별적으로 보더라도 결코 가볍지 않지만, 한 행정기관에서 동시에 드러났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공직기강 해이로 오인될 수 있는 청사 내부 정황, 공공 인프라 관리 부실, 관용차량 운영 질서의 혼선이 한데 얽히며 행정 전반의 긴장감이 느슨해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주민들은 “공무원 개인을 비난하려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과 관리 책임을 묻는 것”이라며 “행정기관이 스스로 지키지 않는 원칙을 주민에게만 요구할 수는 없다”고 입을 모은다. 행정의 신뢰는 거창한 정책이 아니라, 청사 내부 질서와 기본적인 관리에서 출발한다는 지적이다.

 

구룡포읍사무소와 상급 행정기관은 이번 사안에 대해 사실관계를 명확히 확인하고, 필요하다면 내부 점검과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작은 방치가 반복될 때 그것은 관행이 되고, 관행은 결국 행정 불신으로 이어진다. 지금 필요한 것은 변명보다 점검이고, 침묵보다 책임 있는 조치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진우 기자 jin2367ww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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